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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소식

아토피 피부염[헬스 파일]

온몸의 피부가 건조하고 거칠게 느껴지는 질환, 아토피피부염은 습진에 의해 가려움증이 동반되기 때문에 무엇보다 피부 관리가 중요한 질환이다. 습진과 가려움증은 특히 얼굴과 오금, 팔오금, 목과 같이 피부가 접히는 부위(땀 차는 부위)에 잘 생긴다.

 

병이 생기는 과정은 보통 크게 두 가지로 나눠 설명할 수 있다. 첫째는 면역학적인 이상을 타고 난 피부에 2차적으로 염증이 발생하면 표피(피부의 가장 바깥쪽)의 보호막(장벽) 역할에 문제가 생기면서(피부장벽 손상) 습진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유전적으로 표피의 장벽 손상을 타고나면 손상된 표피를 통해 알레르겐이나 자극물질이 쉽게 통과하게 되고 2차적으로 피부에 염증을 유발하면서 습진이 나타나게 된다는 설명이다.

 

타고난 체질은 나이가 들면서 저절로 극복되는 경향이 있을 뿐, 관리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타고난 면역학적인 이상도 특별한 약물 치료를 하지 않는 한 교정하기 어렵고, 악화시키는 주위 환경도 조절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어느 경우든 결과적으로 관찰되는 표피장벽의 손상 문제는 피부를 촉촉하게 해주는 방법으로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아토피피부염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피부를 청결히 하고 건조해지지 않도록 관리하라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러자면 저녁에 일을 마친 후 하루 1회 목욕을 해 피부에 묻어있을지 모를 자극물질 혹은 알레르겐을 제거하고, 목욕 후 즉시 보습제를 발라 피부의 촉촉한 습기를 유지해야 한다. 목욕은 10∼20분 정도 짧게, 미지근한 물로 하고 절대로 때를 밀면 안 된다. 기름때를 제거할 정도로 액상비누를 2∼3일에 한 번 정도 사용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보습제 종류는 로션 형태의 묽은 제제로부터 바세린 같이 끈끈한 제제까지 여러 가지가 있지만, 환자의 피부가 건조한 정도(끈끈한 제제일수록 보습효과는 좋지만 끈끈함 그 자체 때문에 오히려 가려울 수 있음)와 환자의 선호도에 따라 적절한 보습제를 선택하는 것이 요령이다.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60∼70%는 춥고 건조한 겨울철에 악화되지만, 20∼30%는 덥고 습한 여름철에 악화되며,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 악화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결국 아토피 피부염 환자들은 계절과 관계없이 피부를 항상 청결하게 하되, 건조해지지 않게 늘 보습관리를 잘 하는 것이 치료의 기본이 되는 셈이다.

 

아토피 피부염은 심하지 않은 경우 땀 분비, 울 제품 옷, 과도한 비누 사용, 스트레스 등 악화요인을 피하고 피부가 건조해지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바르는 약을 사용하는 정도로 대부분 호전된다. 면역억제제 사용과 같은 특별한 치료는 아주 예외적으로 증상이 심할 때만 필요하다.

 

 

김규한 (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